이 곡은 10년 전 당시 쓴 것을 가사나 멜로디 수정 없이 정확히 그대로 가져와 편곡만 한 것인데요. (물론 환골탈태 수준의 편곡이었지만...) 지금 봐도 더하거나 뺄 것 없이 좋았습니다.

어린 치기가 다분히 드러나는 곡이라 이제 와 부르기엔 조금 민망한 구석도 있었지만요. 그래도 워낙 재미있는 곡이라 즐겁게 녹음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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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밝게 들리지만 흔히 말하는 장조의 곡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,​​ 사실 '블루스'의 느낌이 상당히 강한 곡입니다.

주 멜로디가 블루스 스케일의 작법을 어느 정도 따르고 있습니다. 블루스 스케일은 단조는 또 아니지만서도 3음(미)과 7음(시)에 플랫이 붙고, 그 플랫된 3음도 사실 플랫과 내추럴의 애매한 그 사이 어딘가라고 하죠. 코드 역시 C7 - F7가 반복되며 도미넌트 위주의 고전적인 블루스 진행을 보여줍니다. 전형적인 장조도 단조도 아닌 조성은 희극인지 비극인지 헷갈리는 이 곡과도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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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게 특징이라고 생각해서 연주와 편곡도 이 블루스 느낌을 더 살리는 방향으로 갔습니다. 기본적으로 통통 튀는 팝이기는 하지만 해몬드 오르간의 비중이 큰 편이고 오르간 솔로도 있어서 블루지함을 더합니다. 거기에 신나고 즐거운 느낌이니 금관악기 편곡도 더해보았고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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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"온 우주가 너 없이도 이렇게 즐거워". 어딘가 귀에 익은 멜로디라면, 맞습니다. 생일 축하 노래를 비튼 선율입니다. 생일과는 다르게 너무 잔혹한 축하이긴 해도, 사실인 걸요.​ 슬프긴 하지만 볼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는 가사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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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에게 침묵하는 세상에 대한 울분을 담은 LOW, 하지만 그 뒤를 잇는 것은 어쩌면 해탈의 웃음이었으면 해서 서프라이즈를 6번 트랙으로 넣게 되었습니다. 그래서 일종의 코미디 장르처럼 연출해 본 편곡이라 할 수 있어요.